KBS 시사 직격 137회 슈퍼 도시 홍수 도시가 또 잠긴다면 거듭된 수해 대책 이것으로 충분한가
KBS1 시사 직격 137회 2022년 10월 14일 방송 시간
슈퍼도시홍수, 도시가 또 잠긴다면?
지난여름, 서울과 중부지역에 내린 국지성호우와 포항을 덮친 태풍 ‘힌남노’가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겨 도시기능이 마비됐고, 대규모 재산피해 및 사망자까지 발생했습니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수해 대책에도 불구하고, 10여 년간 반복되는 도시침수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기습 폭우로 도시가 25cm 이상 잠기는 ‘슈퍼도시홍수’,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대책을 KBS <시사직격>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수년째 반복되는 악몽, 태풍 트라우마
한 달 전, 태풍 힌남노가 부산으로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상습 침수아파트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아직 태풍이 오지 않았는데도 주민 김숙영 씨(가명)는 살림살이를 책상 위로 올리고 콘센트와 문틈을 테이프로 막았습니다.
홍수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몸부림이자 이미 겪었던 태풍의 트라우마입니다.
그런데 빠르게 북상한 태풍 ‘힌남노’는 예상치 못한 곳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포항으로 진로를 틀면서 냉천이 범람해 인근 아파트뿐만 아니라 국내 철강 산업의 핵심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침수된 것입니다.
포스코 창립 이후 유례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천은 인근 지역을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들었고,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집은 안전한 공간이어야 되는데 사람이 익사했잖아요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요 집이지만 난 물에 빠져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야죠 그걸 배웠어요” - 반지하 침수 피해자 차종관 씨 인터뷰
슈퍼도시홍수,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만 2만 8,477곳이 침수됐습니다.
피해는 사회계층을 가리지 않았지만, 취약계층의 타격은 더욱 컸습니다.
단 10분 만에 물이 천장까지 차올라 생사의 기로에 놓였고, 오물로 뒤덮인 집은 밑바닥부터 곰팡이가 피어올라 악취로 가득했습니다.
피해복구는 2달이 지난 현재까지 진행 중입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이 같은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호우를 기존의 배수시설 인프라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미 기후 위기에 따른 도시홍수 대책은 국가마다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앞에서 세계 어느 도시도 안전지대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거듭된 수해 대책, 이것으로 충분한가?
10월 6일, 서울시는 약 6조 2천억 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되는 ‘수해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상습침수지역 6곳에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입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마련된 양천구 신월동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은 지난 8월 8일, 17만 톤의 빗물을 처리해 인근 지역 600세대의 침수 피해를 막았습니다.
한편 일각에선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에만 의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기후변화로 강우 패턴을 예측할 수 없는 현시점에서 배수시설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넘치는 빗물을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중 하나로 건물 위에 떨어지는 집중호우를 저장하는 ‘도심 빗물 순환시스템’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또한 다수의 전문가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모든 행정적인 지원과 더불어 침수지역에 대한 경보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비구조적 대책’이 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대심도 터널이 꼭 필요하다면 해야 되겠죠 그런데 무조건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다른 대안들이 있으면 수용해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이미 세계 각국은 도시와 물이 공생할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기후재난에 맞서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슈퍼도시홍수, 도시가 또 잠긴다면> 편은 10월 14일 밤 10시 KBS1TV <시사직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